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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역사 탐방(2)
한국 미식축구의 선구자 최인형선생님

일본에서 미식축구가 시작된 해는 1934년이다. 도꾜에 메이지(明治), 리꾜(立敎), 와세다(早稻田)의 3개 대학이 학생연맹을 발족하면서 연맹전이 시작되었고, 이듬해인 1935년에 게이오(慶應), 호세이(法政)가 합류를 하였고 관서에도 관서대(關西大)에 팀이 창설되었다.
우리나라 유학생 중에는 어느 분이 제일 먼저 미식축구를 시작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이락(메이지), 장박(와세다), 최인형(와세다), 전득수(호세이), 김주익(게이오), 김태균( ?), 김우영(일본대), 김영환(일본대), 이옥현(메이지) 이규덕(메이지), 김영달(메이지대) 등의 선배님들이 유학생 시절에 일본에서 미식축구를 하신 것은 알고 잇지만 이분들에 대한 자세한 자료가 없고 이미 대부분 고인이 되셔서 우리역사의 발굴에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가장 먼저하신 분은 와세다의 최인형 선생님과 메이지의 전이락 선생님이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아 계신 미식축구 역사를 찾아뵙다
다행히 원로 분 중에 한분인 최인형선생님과 연락이 되어 찾아뵙고 해방 전후의 우리미식축구에 대한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무더위가 여름 끝자락에서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09년 8월 30일 미식축구 원로이신 양성균 선생님과 같이 최선생님의 작은 아드님 집인 서초동 댁을 찾았다.
1919년 2월생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기력이 정정하시어 회사를 경영하시고, 인터넷은 물론 골프도 즐기신다는 최선생님을 뵙고 우리 둘은 공손히 절부터 드렸다.

1939년 대회 포스타

36년 부터 와세다에서 선수생활, 장박 선생님은 2년 후배
선생님은 경기고 33회 졸업생으로 1936년에 와세다 예과에 입학을 하시고, 1939년에 본과인 정치경영학부에 4년을 다녀 42년에 졸업을 하셨다고하신다.
미식축구는 36년 입학식에서 미식축구 선수들의 권유로 시작하셨는데 졸업학년에는 主務(매니저)를 하셨다고한다. 포지션은 택클과 후에는 앤드를 보셨고 운동 후 2년 후에 장박선생님이 입학을 하셨으며 장 선생님에 대해서는 “장박은 무척 빨랐지”라고 회고하신다.
일본에 미식축구가 발족한지 2년 후에 시작하신 최 선생님이 최초의 한국인이 아닐까 추측이 간다.
아니면 전이락 선생님과 같은 동년배로 두 분이 최초의 한국인 같기도 하다. 아무튼 최초로 미식축구를 하신 한국인 중에 한 분인 것은 틀림없다.
당시 와세다 선수들은 일본 본토인들이 아니고 대부분은 미국에 사는 재미 일본 유학생이 었으며 같이 기숙사에 있으면서 영어를 제대로 배웠고 운동 후에는 여과 시간 중에는 이들과 포커를 즐겼다고 하신다.

와세다 시절의 최인형 선생님/최인형 선배님 제공

1939년 한국원정팀의 와세다 명단 최인형(崔仁衡)

관동리그 3연패로 와세다 전성기를 이끌어
장박 선생님과 더불어 최선생님이 이끌었던 와세다는 1937년부터 39년까지 3년 우승을 하였고, 이 후 게이오와 메이지에게 패권을 넘겨주었다고 이쉬워하신다.
1939년에 게이오와 서울운동장에 원정 시범경기를 하신 것에 대한 말씀도 있었는데, " 그 경기는 내가 원정 한번 가자고 주동을 하여 오게된거야...". 서울에 원정 왔을때 경기 후에 운동장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 주셨고, 당시의 동아일보 기사를 읽어주니“야... 맞아..맞아...그거 정말 자세하게 나왔네...”하며 기뻐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사진에 같이 나와있는 장박 선생님을 가리키며 "장박은 여기있어..."하시는데 사진마다 장선생님은 최선생님의 앞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와세다 시절의 최인형(16번, 뒷줄 왼쪽 끝)선생님과 장박선생님 앞줄 왼쪽 끝

1947년 부터 국내 미식축구보급에 헌신
한국 주둔 미군의 협조로 서울대에 창단
졸업 후에는 고향인 황해도 사리원에 계시다가 해방을 맞이하였고, 47년 월남하실 때까지는 우리 미식추구협회의 활동에 관여를 못하셨다고 하셨다.
그래도 영어를 잘 하셔서 월남 후에 관직에 즉각 자리를 잡을 수가 있었다고 하신다.
미군정청에 말을 해서 미식축구 장비를 잔뜩 얻어다가 동숭동 서울 문리대에 진열하여 놓고 각 대학 팀에게 가지고 가게 했는데 이것이 서울 문리대, 상대, 법대, 사대에 발족이 된 계기된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 당시의 자료가 없고 다만 서울사대의 창립에 대한 자료(동아일보 1947년 12월 7일)가 남아있고, 후에 활동을 하셨던 서울사대 OB들인 홍윤표, 주일현, 손동원님들의 업적이 있어 서울대가 최초의 대학미식축구 팀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월남하실 때 미식축구 관련 앨범들을 모두 놓고와서 무척 아쉽다고하셨다.
한국 전쟁 후부터 60년대 초까지 전이락 선생님과 같이 미식축구 협회 재건에 같이 힘을 합치셨다.
한때는 남대문 부근에 운영하는 인성산업(주) 대표로 계시면서 미식축구인들의 단골 보금자리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성대와 고대의 첫 경기에 주심, 그러나 난무하는 운동장 폭력에 미식축구를 떠나
1962년 6월 성균관대와 고려대의 첫 시범경기에 심판을 보셨으며, 이해 가을에 제 1회 대학 선수권대회 첫날 첫 경기에서 주심을 보시다가 선수들이 심판의 판정불복에 대한 본부석 난입, 경찰백차 출동(동아일보 1962년 10월 31일), 이후에 경기 중에 일어나는 빈번한 싸움, 그리고 경찰서에 구속, 구속된 선수들의 석방을 위한 경찰서 방문들을 회고하면서, 결국은 지도자의 양식 부족, 미식축구 정신의 결핍으로 이러한 사태가 발생되었다고 말씀하신다.
한번은 하도 싸움이 심하여 고대총장인 유진오박사와 한대 총장인 김준연박사 두 분을 같이 모시고 경기를 관전했는데도 또 싸움이 일어나 더 이상 미식축구에 대한 정이 떨어지셨고, 미식축구를 떠나는 동기가 되셨다고 하면서 그래도 이 후에 협회를 이끌어 오셨던 장박, 전이락, 주원복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으셨다.
“그래도 그분들이 있어서 지금의 미식축구가 있는 거야... 참 대단한 분들이야...”

1962년 고대-성대 시범 경기에 앞서 왼쪽 뒤로 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윤표,
전이락, 최인형, 김주익, 주원복, 양성균

둘째 아드님 최상윤(서울대 71)도 미식축구 선수
그리고 지난 2007년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활약에 대하여 무척 좋아하셨다.
“우리가 그랬어 ?”
“야.. 대단하다. 수고했어...”. 하시며 연신 기쁨을 감추지 못하셨다.
서울대에서 미식축구를 하였던 둘째 아드님인 최상윤(71학번)을 2년 전에 먼저 세상을 보내신 슬픈 마음에 우리를 더욱더 반겨하셨고 마지막으로 둘째 아드님의 사진을 가운데 놓고 사진을 우리와 한 장 찍으셨다.
참고로 최상윤은 필자의 5년 후배로 필자가 군제대 후에 복학을 하여 같이 선수생활을 하였다.
하도 반가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은 벌써 3시간이 지나서 최선배님에게 내년 김치볼에 꼭 나와 주십사 당부를 하고 댁을 나왔다.
최선배님이 부디부디 건강하시기를 전 한국미식축구인들의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서초동 자택에서 양성균(좌), 최선생님(중앙) 그리고 필자 박경규(우)와 함께

2010년 5월에 영면하시다
본 컬럼은 2009년에 작성된 것으로 최선생님은 2010년 5월 영면하셨다.
최선생님은 2010년 6월 20일에 한국 대표팀과 와세다와 경기에 코인토스를 할 예정으로 되어 있었고 이에 따라 많은 와세다 OB들도 최선생님을 뵈러 오셨지만 한달전에 먼저 떠나서 아쉬움을 달래야했다.
이날 코인 토스는 자부(며느님)이신 이영희 여사가 하셨고 많은 와세다 OB들이 수행을 하였다.

인용자료
1. 사진제공: 최인형 선배님 제공
2. 동아일보 1939년 5월 보도기사
3. 한없는 전진: 일본 미식축구 50년사
4. 최인형 ,양성균 대담 중에서 2009년 8월 30일

저자: 경북대 미식축구부 감독 명예교수 한길 박경규